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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F 클립 18호 사무국의 싱가포르 방문기 (2022. 11. 30.)

기독법률가회 0 1690

CLF 클립(CLeaF) 18    




     사무국의 싱가포르 방문기


                                                   이혜지 간사

  


           현재 사무국은 내년 아시아기독법률가대회를 기획하고 준비 중에 있다. 그 일환으로 이병주 대표님과 사무국 간사들이 싱가포르 기독법률가단체인 LCF와 이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113일부터 16일까지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다. 월요일 새벽 2시가 넘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해서 수요일 새벽 2시 반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돌아왔으니 48시간을 꽉 채워 싱가포르에 다녀온 셈이다.

 

     그 여정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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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기독 법률가 대회


    이번 방문의 목적.

    CLF는 매년 여름 전국대회를 열어 각자의 자리에서 (예비)법률가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확인하고, 서로 교제하며 공동체성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왔다한편,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선교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싱가포르 LCF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기독법률가들과의 네트워킹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힘써왔다.

    아시아 기독법률가대회는 이 두 사역을 결합한 것으로 아시아 지역 기독법률가들이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자매임을 확인하고 연대하며 법조직역에서의 미션과 비전을 함께 넓혀가기 위해 구상하게 되었다처음 이 계획을 싱가포르 LCF에게 제안하였을 때, 싱가포르 팀도 매우 적극적으로 반기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더불어 이 기회를 통해 우리 CLF가 지난 10년 간 어떻게 전국대회를 열었고, 운영해왔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며 알고 싶어 했다.

    싱가포르에서 LCF 리더진(아래 사진에서 앞에서부터 차례로 Yue-En Chong, Gregory Vijayendran, Jasmin Yek)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한 결과, 여러 현실적 여건들을 고려했을 때 한국 CLF와 싱가포르 LCF가 중심이 되어 대회를 준비하고 말레이시아나 미얀마, 대만,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지역 기독법률가들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고, 상황에 따라 변동의 여지도 있지만 시기는 내년 여름, 그리고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를 하였다.

    이 그림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언어 장벽과 같이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다. 코로나 이후 상황에서 처음 하는 시도인 만큼 고려해야 할 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회를 통해 아시아 기독법률가가 연합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생각과 한계를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되길 신뢰하며 기대한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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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간의 연합, LCF

 

    싱가포르 LCF(Law Christian Fellowship)는 한국기독학생회(IVF) 학사회와 같은 GCF(Graduates' Christian Fellowship) 법률분과에서 파생된 단체로, 1978년에 싱가포르 법률 직역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내려는 소망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LCF는 회원 범위를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조인에 한정하고 있지 않다. 법원 공무원, 기업 법무팀 직원, 준법률가(paralegal), 로펌 직원 등 송무를 하지 않는 법조계 종사자 모두를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그런 취지를 담아 2014년에 "L"이 의미하는 단어를 "Lawyers"에서 "Law"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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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방문한 기간 중 마침 14일 월요일이 LCF 정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LCF도 우리처럼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계속 줌을 이용해 온라인으로만 모임을 이어 오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대면 모임을 재개하였는데, 이번 모임이 그 세 번째라며 감격스러워 하였다. 특별히 한국에서 온 팀이 예배를 섬겨주기 원한다고 하여 이병주 대표님께서 자기사랑의 물권법과 이웃사랑의 채권법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하셨고, 김다은 간사님이 주 품에(Still)' 라는 곡으로 특송을, 내가 대표기도를 맡아 함께 했다. 모임 뒤에 소모임으로 나뉘어 오늘 들은 메시지와 삶을 나누며 같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특히 한국에서 온 우리를 축복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었을 때 뭉클하고 감사했다.  

    성경에 따르면 바벨탑 사건으로 언어가 달라져 사람들 간의 소통에 장벽이 생겼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막힌 담이 무너지고 언어와 민족(싱가포르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이 어우러져 사는 다민족 국가이다)과 국적이 다른 우리가 함께 교제하며 기뻐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LCF가 우리를 이렇게 환대해주었듯이 머지않아 서울에서도 우리가 이들을 맞이하고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소망한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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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지

 

    개인적으로 이번이 싱가포르 첫 방문이었지만 출장으로 가는 터라 싱가포르의 볼거리나 먹을거리에 대해 따로 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막연히 홍콩과 비슷하려나 생각하며 하늘 높이 솟은 고층 건물과 빽빽한 빌딩 숲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놀랍게도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가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녹지가 곳곳에 잘 조성되어 있었다. 거리에 가로수와 공원은 물론 건물 안과 외벽에도 푸르른 정원이 가꾸어져 있었다너무 인상적이어서 LCF 변호사님께 여쭤보니 싱가포르는 친환경 정책에 매우 애를 쓰고 있으며 도시 녹지를 위한 별도의 부서가 있을 만큼 이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라는 국가 브랜드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던 것이다.   

    마천루를 자랑하는 도시국가. 자칫 삭막할 수 있는 빌딩들 사이에서 푸른 생명력이 가진 힘은 실로 어마어마 했다. 적도 부근에 위치하여 후덥지근한 이 도시의 숨통을 틔워준다고나 할까?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자연에 불과하다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 자연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 그리고 자연을 보전과 공생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싱가포르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도시가 발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높게 층층이 쌓인 건물 안에 나무와 꽃과 풀이 푸르게 살아 숨쉬며 생기를 더해 주는 걸 보며부와 명예를 높이 쌓으려 아등바등하면서 삭막하고 강퍅해져 가는 이 시대 가운데 주의 복음이 푸르게 살아 숨쉬어야 우리가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감동이 왔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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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싱가포르 출장을 통해 우리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아시아기독법률가대회에 대해 양 팀이 긍정적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잠정적 합의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LCF 형제자매들과 교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짧고 빠듯한 일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받은 환대가 너무 따뜻했고, 우기였음에도 날씨가 내내 좋았던 행운을 누렸기에, 무엇보다 같이 갔던 사무국 사람들과의 특별한 추억이 생겼기에 이번 일정은 내게 감사한 시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상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공항이나 면세상권이 회복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로 인해 직격타를 맞은 흔적을 목격할 수 있었고, 싱가포르는 지난 8월 이후 병원이나 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이 자유롭게 되었다고 하지만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현재 우리는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가는 단계에 있다. 그것이 길고 긴 터널의 끝에 다다른 것이든, 아니면 이제 어쩔 수 없이 그와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든 우리가 거리두기로 인해 쌓아 올렸던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마음의 빗장을 풀어 서로에게 다가가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소망한다. 내게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그러한 도전을 준 시간이었다. 내년에 있을 아시아기독법률가대회도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며 준비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더 많은 아시아 기독법률가 형제자매들과 신앙 안에서 교제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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