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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F 클립 24호 전장연 이동권 시위 어떻게 볼까 (2023. 1. 11.)

기독법률가회 0 1590

  CLF 클립(CLeaF) 24   

 

전장연 이동권 시위 어떻게 볼까 (1)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탑승 시위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찬반 논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실태에 관한 사실 확인에서 시작하여 국내와 외국의 관련 법제와 소송 사례를 검토하면서 이 문제를 한 번 생각해보려 합니다. 도입부에 해당하는 이번 호를 포함하여 3회에 걸쳐 나누어 싣습니다.

 

1. 두 가지 장면

 

하나, 2001년경 미국 캔자스 시

 

지난 겨울, 미국 대학에서 일하던 엄마와 함께 캔자스에 머물던 초등학생 딸아이가 그네에서 떨어져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애들 뼈 부러진 거야 시간이 지나면 붙는 것이니 염려할 일이 아니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나이가 너무 어려서 목발 이용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학교는 아이의 휠체어 사용을 환영했고, 화장실 오가는 것까지 보조교사들이 도와주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다. 최고 품질의 휠체어도 공짜로 빌릴 수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등교하는 딸아이는 곧 아이들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걸 즐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현장학습을 가는 날이면 우리 딸 주변에 친구들이 줄을 섰다. 휠체어와 리프트를 구경하며 나도 꼭 한 번 타보고 싶다”, “한 번 만져볼 수 없냐고 애처롭게 물어보는 꼬마 친구들의 행렬이었다. 우리 딸아이의 부상으로 학교에 등장한 리프트 달린 스쿨버스 때문이었다. 이런 친구들의 부러움 때문에 다리 부러진 경험은 아이에게 오히려 좋은 추억이 되었다. 시장, 식당, 책방을 가도 불편은 없었고, 공공장소로 이동하는 데도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도시를 운행하는 대부분의 버스에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김두식, 미국에서의 장애인이동권, 시민과 변호사106(2002. 11.)

 


, 2001122일 대한민국 시흥시


설 연휴를 앞두고 전남 순천에서 역귀성한 70대 부부가 장애인용 수직형 리프트를 타고 경기 시흥시 오이도역 지상 역사로 올라가고 있었다. 막내아들 집에서 머문 뒤 큰아들네로 거처를 옮기기 위해 이동 중이었고 할머니는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이었다.

부부가 역사에 도착하기도 전, 리프트를 지탱하던 두께 1의 쇠줄이 끊어졌고, 두 사람은 7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할머니는 치료 도중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는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해당 리프트는 설치한 지 고작 6개월 된 새 기계였다.

이른바 '오이도역 추락 참사'로 불리는 그날의 사고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발단이 된다. "왜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가." 장애인들은 분노하며 거리로 모였다.

- 한국일보 2021. 4. 25. <"저상버스 도입하겠다" 20년째 반복되는 '지키지 않을' 약속들> 기사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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