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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CLeaF) 69호 고통의 문제

기독법률가회 0 599

                      CLF 클립(CLeaF) 69  


 

 

고통의 문제 

 

# 고통을 겪고 있을 때에는 많은 지식보다 작은 용기가, 큰 용기보다 적은 인정(人情)이,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하나님의 가장 작은 사랑이 더 도움이 된다는 확신 외에는 독자들에게 줄 것이 없습니다. 

 

# 기독교는 우주의 기원을 놓고 철학적인 논쟁을 벌인 끝에 도달한 결론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제가 지금까지 묘사한 바, 인간의 오랜 영적 준비에 뒤이어 일어난 격변의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것은 고통이라는 거북한 사실을 끼워 맞춰야 하는 체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독교 자체가 우리가 만들어 낸 어떤 체계에든 끼워 맞춰야 하는 거북한 사실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고통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실제로는 날마다 고통스러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실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의로운 존재'라는 믿을 만한 보증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에게 고통이 문제 되는 것입니다. 

 

# 피조물들이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할 때마다 매번 하나님이 개입해서 바로잡아 주는 세상을 그려 볼 수도 있겠지요. 나무 막대기를 무기로 쓰려고 집어드는 순간 풀잎처럼 부드러워지고, 거짓말이나 욕을 담은 음파를 일으키려 하는 순간 공기가 그것을 거부하는 세상 말입니다. 그러나 잘못이라는 것을 저지를 수 없는 그런 세상에서 의지를 자유롭게 행사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빈말이 될 것입니다. 아니, 이 원리의 논리적인 결말을 따라가 보면 악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악한 생각을 하려고 할 때마다 대뇌 물질이 그런 일에 사용되기를 거부할 테니까요. 따라서 악한 사람 주변에 있는 물질이란 물질은 전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바뀔 것입니다. 

 

# 인간의 고통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조화시키는 문제는, 우리가 '사랑'이라는 말에 하찮은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이 만물의 중심인 양 만물을 바라보는 한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중심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시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 (요한계시록 4장 11절) 우리를 만드신 주된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물론 이 목적도 있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으로써 우리를 그의 사랑이 '아주 기쁘게' 머물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드시려는 데 있습니다. 

 

- C. S. 루이스,『고통의 문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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