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소식 > CLeaF
CLeaF

클립(CLeaF) 제81호 거기 너 있었는가

기독법률가회 0 486

                          CLF 클립(CLeaF) 81    

 

거기 너 있었는가

 

1.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Oh! Sometimes it causes me to tremble, tremble, tremble,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2. Were you there when they nailed Him to the tree

 

Were you there when they nailed Him to the tree?

 

Oh! Sometimes it causes me to tremble, tremble, tremble,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3. Were you there when the sun refused to shine

 

Were you there when the sun refused to shine?

 

Oh! Sometimes it causes me to tremble, tremble, tremble,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4. Were you there when they laid Him in the tomb

 

Were you there when they laid Him in the tomb?

 

Oh! Sometimes it causes me to tremble, tremble, tremble,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5. Were you there when He rose up from the dead

 

Were you there when He rose up from the dead?

 

Oh! Sometimes I feel like shouting glory glory glory

 

Were you there when they crucified my Lord?

 

(작자 미상, Afro-American Spiritual)

 

 

1.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님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2.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님 그 나무 위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3.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해가 그 밝은 빛을 잃을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4.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님 그 무덤 속에 뉘일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5.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님 그 무덤에서 나올 때

 

오 때로 그 일로 주께 영광 영광 영광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찬송가 147)

 

- ... 그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몽크 김의 십자가가 비틀거리며 통과하는 언덕 근처에 서서 돌을 던지며 용감하게 구호를 외쳐대던, 흰 마스크를 한 학생이 그만 그 자리에 푹 고꾸라지는 걸 나는 보았다. 그 학생은 땅바닥에 뒹굴며 괴로운 듯 몸부림쳤다. 그리고, 나는 그가 입고 있는 청색 재킷을 통해 그가 찬익이 녀석임을 알아차렸다. 그는 홀로 쓰러져 있었다.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거리에 십자가를 멘 고행의 사나이가 비틀거리며 몸을 가누려고 애를 쓰고 있을 뿐, 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의 동료들은 군화들의 공격에 밀려 멀찌감치 도망쳐버린 뒤였다. 더구나 때맞춰 연달아 쏘아대는 '지.랄탄'을 피하느라 혼비백산이 되어 있던 터라 그의 위급한 상황을 눈치챈 사람조차 거의 없는 상태였다. 쓰러져 괴로워하는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오히려 저벅저벅거리는 군화 소리였다. 그런데--그 순간 나는 또 보았다. 십자가가, 바로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벌한 난장판에는 추호의 거리낌도 없이 자신의 외로운 고행만을 계속하던 몽크 김이 정해진 정교의 경사로 ---- 우리들이 명명한 '골고다에의 길'을 버리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는 내가 본 것처럼 바로 곁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몸부림치는 동료를 본 것이다. 망설임이 없었다고는 물론 생각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아래쪽을 내려다본 채 아주 잠깐 엉거주춤 서 있었다. 그러나 곧 뒤이어, 한 걸음씩 힘들게 옮겨디디며 올랐던 이제까지의 방향을 뒤집어 아래쪽을 향해 내려가는 그의 무거운 걸음걸이를 나는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십자가를 진 그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져 누운 또 다른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가 자기의 등에서 십자가를 내려놓고 그 십자가만큼 무거운 또 다른 그를 등에 업는 순간, 모든 것이 일시에 중단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은 나의 착각이 아니다. 실제로 웅성거리며 돌을 던지던 학생들도, 뻥뻥 최루탄을 쏘아대며 거리를 좁혀오던 군화들조차도 제자리에 우뚝 선 채로 그 모습을 주시하고만 있었다. 차라리 그 순간에는 시간조차도 흐름을 멈춘 채 진공의 수렁 속으로 곤두박질쳐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워질 지경이었다. 나는 충동적으로 도서관의 창을 열었다. 내게 짜증을 부릴 사서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모든 것이 정지된 시간 위로 ''''를 등에 업고 아래쪽을 향해 비틀거리며 내려가고 있었다. 그것이 유일한 움직임이었다. 그 움직임에 따라 등 뒤에 누운 ''의 지체 어디선가 흘러나온 검붉은 피가 ''를 적시고 있었다. 그들은 거의 한몸처럼 보였다. 나는, 그때 내 마른 눈알에 흥건히 고여들던 눈물이 단지 최루탄 탓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아마도, 말 못 할 부끄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 도서관 유리창을 통해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피할 수 없었을 서늘함, 또는 뜨거움 말이다. 그런 채로 한동안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시위 학생들 속에서 한두 사람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수난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그러자 곧 모든 학생들이 그 합창에 가세했다. 삽시간에 교정은 수난 찬송가의 애절하고 느린 선율에 휩싸여갔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주가 그 십자가 위에 달릴 때--. 나 역시 거의 무의식 상태에서 도서관 창밖으로 손을 내밀며, 어젯밤에 기도실의 주인이 내었음직한 흥건한 목소리를 보탰다. 그 때문에 손에 들고 있던 불트만의 신약 성서 신학과 헬라어 성경과 사전이 낙엽처럼 아래층으로 떨어져내리는 사태를 그 당장은 눈치챌 수가 없었다. 그들은, ''''는 이미 한몸처럼 보였다. 한몸처럼 뒤엉켜서, 동작을 멈춘 채 망연히 올려다보고만 있는 저들을 향해 비척거리며 내려가고 있는 ''''의 등 뒤쪽으로 우리들의 무겁고 깊은 수난 찬송이 4월의 청명한 햇살과 함께 이슬처럼 부서져내리고 있었다. ---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이승우의 소설, ‘고산지대’(1988)에서

 

0 Comments